진진아트-영상 낭송시♣

대숲에 들면 /시:김계반 낭송:김춘경 영상:jinjinart

꿈그린 2010. 6. 19. 15:23

 

출처 http://cafe.daum.net/jinjinart

 

 

대숲에 들면

 

시 : 김 계 반
낭송 : 김 춘 경


바람 없는 날에도 대숲에 들면
젓대소리 들려오는데,

 

고개 젖히고 보면 한낮에도, 댓잎
별을 만지고 있는데,

 

빽빽한 느낌표 같이 가로막아서는
대숲은 어느새 옷깃 적시기 시작하지요

 

오래된 상처일수록
가슴에 꽃물 든 묵은 상처일수록
가슴 밖으로 화악 끄집어내어
바람에 헹구는 젓대소리

 

대금 시나위
마디마디 속살 영근, 쌍골
속 비우고 바람 후려내는 소리는


천년을 그 마음 저미어도
기울다 차오르는 보름달 같은 사랑

 

지귀의 숨소리 같기도 한데,
그러기에, 그 가락
한 줄금 소나기 같이 가슴 훑을 때면

 

울컥,
진한 꽃물 토해내는 거 아니겠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