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진아트-영상 낭송시♣

빈손/민병도/낭송:차옥경/영상:JinJinArt

꿈그린 2011. 3. 18. 19:37

 

 

 

빈 손

시 : 민병도
낭송 : 차옥경

찬물에 손을 씻다가 손이 온 길을 보았네
건네주고 또 건네주고, 억울한 내색 없이
움켜쥔 달빛마저도 비눗물로 헹구는

가진다고 모두 제것이 되는게 아니네
하루에도 수백 번을 잡았다가 놓친 그리움,
바람에 되돌려주고 손은 항상 비어 있네

한때는 살이 찢기고 뼈가 휘어지던
그 기억의 붕대 위로 풀잎처럼 새살 돋아
슬픔을 씻어냈는가, 강물 다시 흐르네

찬물에 손을 씻다가 잃어버린 길을 찾았네
손이 손답기 위해 제 손을 비우는 동안
마음에, 사람에 갇혀 내다버린 나의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