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진아트-영상 낭송시♣

여승/백석 낭송:정미경 영상:JinJinArt

꿈그린 2010. 11. 10. 09:00

 

 출처 http://cafe.daum.net/jinjinart  

 

여 승

 

시 : 백석
낭송 : 정미경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 깊은 금점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 년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