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진아트-영상 낭송시♣

이름을 잊어버린 여자/장현수 낭송:제노비아 영상:JinJinArt

꿈그린 2010. 11. 9. 07:28

 

출처 http://cafe.daum.net/jinjinart   

 

이름을 잊어버린 여자

 

시 : 장현수
낭송 : 제노비아


여문 바람이 창틈으로
삐죽이 고개를 디밀며 친구 하자는 날
김이 피어오르는 커피 한잔을
불쑥 내밀며 이름없는 여자가
나, 사랑해요?
뭐?? 멋쩍은 웃음으로 잘못 들은 척 한다
다시 닫힌 문을 바라보며
습관처럼 담배를 문다


정말 내가 잘못 들었나?


함께 산 지 20년이 넘은 여자
나도 누구도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여자
어이! 당신 이름이 뭐지?
심지어 친정 엄마까지 누구 엄마야 하고
불리는 여자


우리 가족이라는 단어로
우스개 소리처럼 가족끼리는 이러는게 아니야
하는 드라마 대사
개그 소재가 아니라
그렇게 살아온 여자
어디서 어떻게 만났는지도
기억 속에 자꾸만 멀어지는 세월에
한 번도 묻지 않았던 사랑 해요...라는 단어
돌아온 대답은 뭐? 하는 못들었다는 소리
이 여자....
슬며시 잠든 틈에 바라본 얼굴에
잊고 살았던 세월이 그대로 스며 있음을 오늘에야
알았다...또 담배를 피워야 하나
뜬 달이 슬픈 창가에 연기가 피어오른다


무수히 많은 밤에
그리움을 쓰고, 사랑을 적었지만
한 번도 입 밖으로 내지 않은 사랑해를
이 여자는 결코 자기 것이 아니라
생각할 것이고
어쩌면 죽을 때 까지 듣지 못하는 말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오래도록 잊었던 이름
한 번도 듣지 못할지 모르는 사랑해를
이 사람도 듣고 싶어 하는 여자인가 봅니다
우린 어쩌면
허망의 사랑과 그리움을 쓰고 지우며
한 세상을 그냥 그렇게
살다 가는 것인가 봅니다.